'리플레이'라는 유튜브 음악 채널이 있다. 리플레이 채널에서 선정하는 음악도 좋지만, 그 채널에 쓰이는 썸네일도 감각 있고 이쁜 화면들이 많다. 원래는 음악보다 사진을 공유하려고 시작한 채널이었는데 사진과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리플레이가 되었다고 한다. 물론, 모든 썸네일에 사용한 이미지들을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용한다고 한다. (썸네일은 직접 촬영하는지 궁금했던 1인 ^^)
구체적인 상황 설정
리플레이는 영상 타이틀도 마음을 건드리는 문구가 많아서 그 문구만 봐도 클릭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다. 리플레이는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 때 디테일한 상황 설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추상적이고 광범위해야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을 것 같지만 오히려 광범위하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 상상이 구체적이면 나를 대입하기도 좋기 때문에 상황 설정은 구체적일수록 공감을 잘 얻는다.
“상황 설정이 브로드broad 해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이 뾰족할수록 공감의 감도가 높아져요. 여행을 주제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한다고 해볼게요. 여행 갈 때의 나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복기해 보는 겁니다. ‘나는 여행 갈 때 언제 가장 좋더라?’ ‘여행의 어떤 순간에 음악을 듣더라?’ 하면서요. 그렇게 하면 ‘여행 갈 때 듣기 좋은 팝송’이 아니라 ‘캐리어에 여행 짐 싸면서 흥얼거리는 노래’라고 지을 수 있어요.
만약 친구들과 술 한잔 하는데 나오는 노래가 마음에 들었다고 해볼까요? 그럴 때는 ‘이 노래 좋은데 여기서 좀 더 마시고 가자’ 이런 제목을 붙일 수 있겠죠. ‘와인 바에서 들으면 좋을 것 같은 노래’보다 공감 가고, 직관적이잖아요.”
기획의 시작은 메모
플레이리스트도 편집력과 기획력이 중요한 하나의 기획이라고 말한다. 어떤 곡을 들을 때 '여름', '와인' 등 떠오르는 단어를 메모해놓는다고 한다. 비슷한 키워드로 6곡 이상 쌓이면 하나의 레퍼토리를 구성한다고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관성이 중요한 플레이 리스트에게 중요한 작업이다.
요즘은 '플리 마케팅'이라는 말이 있는데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을 줄여서 하는 말이라고 한다. 리플레이는 지난 2년 간 아모레퍼시픽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필보이드, 아모레 성수, 패션 기업 한섬의 온라인 편집숍 EQL, 현대백화점 그룹, 오롤리데이 등 과 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플레이 리스트 채널은 어떻게 돈을 버나 싶었는데 이렇게 대기업과의 협업이 있는지는 몰랐다!
표까지 사놓고 가고 싶었던 요시고 사진전... 결국 못 갔지만 플레이리스트로 분위기만 느껴본다. 여름의 해변을 담은 사진이 많은데 시원하기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여유롭고 무더운 해변의 공기가 느껴지는 플레이 리스트로 구성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리플레이 채널이 하나의 큰 기획사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일과 시간에는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리플레이는 취미로 시작했다가 이렇게 커졌다고 한다. 일만 하기도 퍽퍽한 세상... 이렇게 두 자아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아버지께서 DSLR 카메라를 한 대 사주셨어요. 그때부터 카메라 들고 다니며 사진 찍는 걸 즐겨하고 있어요. 평범한 일상도 뷰파인더로 보면 특별해지거든요. 덕분에 일상 속에서 의미 있는 순간을 포착하는 훈련이 된 것 같아요. 플레이리스트도 음악으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 속에서 나다움을 쫓는 걸 앞으로도 계속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플레이 아침 음악 하나 링크 투척! 오늘도 화이팅 :)
Benny Sings와 런던에서의 아침 산책 (Play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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