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책 제목만 봐도 마음이 움직일 때가 있다. 이 책은 책 제목이 정말 다했다.
나도 20대 초반에는 괜히 어른이 된 기분에 발에도 잘 안맞는 뾰족 구두도 신고 그랬는데 그런 불편한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그리고 아픈 구두를 신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순간부터 나의 주관이 생긴 진짜 어른이 되는 것 같다.
마스다 미리는 글과 그림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에서 느끼는 솔직한 감정들을 편안하게 보여준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도 참 좋아하는데 에세이가 나와서 자연스레 읽어보았다.
이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은 여행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소소하게 행복함을 즐기는 그런 내용들이다. 한국 여행 와서 맛있는 것들을 먹은 기록들도 있는데 특히, 한국에서는 비 오는 날 부침개 먹는 사실을 알고 낭만적이라고 기록한 내용들은 잔잔한 미소가 나오게 된다. (일본은 비 오는 날 먹는 음식 같은 게 없다고 한다)
그냥 그렇게 소소하게 매일 하루를 즐기면서 살아가고 싶은데 요새는 왜렇게 악착같이 살아가는 기분이 들까. 돈의 노예를 자처하며 회사에 일주일 중 5일을 남 눈치 보면서 얽매이는 삶. 매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다짐하는 하루하루. 언젠가는 괜찮아질거라고 위로를 해본다.
인상 깊은 부분
47p
인생에는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언제나 배는 어김없이 고팠다. 배고픔이 나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도와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55p
나 자신에게 지고 싶지 않아, 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지금의 내가 바로 그 상황. 하지만 이겼다 한들 그래서? 승패를 결정하는 심판 또한 '나'인 것을.
나.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일 때, 그 나는 '지금의 나'와 친구가 되고 싶을까. '지금의 나'를 좋아하게 될까. 자문하다 보면 내 친구로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180p
나, 뭐 하고 있는거지?
인생은 항상 '나'보다 앞에 서서, 내 허리에 묶인 밧줄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 나는 따라잡을 수가 없다. 어떤 일이든 내 인생에서 나는 늦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지.... 불안한 마음에 남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테이블에 푹 엎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아 그렇구나 하면서 허리를 쭉 폈다. 이럴 때는 역공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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