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동안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일에 신경 쓰느라 내가 주로 양육하고 있고,
친정으로 내려와 부모님 눈치 보며 아기 키우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잘 해쳐나가며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은 사소한 일로 친정 엄마랑 싸우면서
그동안 묵혀놓았던 스트레스가 터져버렸다.
나도 나지만 엄마도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오죽하면 아기랑 같이 집 나가라고 했을까.
앞으로는 밥도 니가 알아서 먹으라고 하는 엄마.
어른이 고집부리니 너무 못나보였다.
엄마가 그동안 밥 해주고
아기 잠깐씩 돌본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전에 남편과 시어머니가
정말 나에게 잘해줬기 때문에
그렇게 유세 부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난 좀 섭섭했다.
아기 안을 때마다 엄마가 귀찮다는 표정 짓고,
내가 아기 안고 힘들게 밥 먹을 때 옆에서
천천히 밥 음미하면서 먹는 모습 보면
시댁과 너무 비교됐기 때문이다.
결국 저녁도 안 해주고 삐져서
말 한마디 안 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도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거실에서 아기랑 있으면 아기가 엄마한테 가서
그걸 막으려고 좁은 방에 들어와서 아기 돌보는데
괜히 내가 엄마와 싸워서 아기가 피해보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친정 엄마의 모진 말에 상처받았기에
쉽사리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엄마니까 강해져야지 싶으면서도
이렇게 서러운 일이 생기면 마음이 쓸쓸하다.
남편한테 이야기하니 잘 위로해 주고
이성적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해주는데 고마웠다.
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나의 마음.
서럽고 아기 생각하면 지금 상황이 미안하다.
답답한 이 마음을 블로그에나마
적어보면서 마음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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